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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태수] 어느 수의사의 일기 63편 - 천둥이
작성자 권영항 조회 4,836
등록일 02-07-13 16:47
내용 63. 천둥이

천둥이가 병원에 왔다.

병원 식구들 모두 천둥이를 보면 이쁘다고 쓰다듬고 껴안고 구르고 난리가 난다.

바로 그 순간!

천둥이 엄마(주인- 김모씨 딸 모 이연씨라고 밖에 밝힐 수 없다)는 인상을 한참 구긴 채로

(그러나 웃음을 담은 채로) 병원 문을 여시며 얘기한다.

"원장님, 우리 천딩이 그때 죽었어야 됐어요!!! 으휴......"

그러면, 우리 병원 식구들은 모두 두 귀를 쫑긋하며, 미소를 머금으며 이구동성으로 묻는

다.

"천둥이가 오늘은 또 무슨 일을 저질렀죠?"


천둥이는 알라스칸 맬러뮤트이다.

단모종 블랙으로 아주 잘생겼다.

지금 병원에서 천둥이는 마치 자기 집을 온 듯하게 뛰어 놀고 있다.

그럴수 밖에....

거의 3개월 이상 입원해 있었으니까....


김모씨 딸 모연씨는 대기실의 의자에 앉아 병원 식구들이 마실 커피를 타면서 신세 한탄을

하기 시작한다.

"천둥이가 글쎄..."

로 시작하는 내용에 우리는 웃음을 참느라 심각한 복통및 두통에 노출되고야 만다.

우리가 지금까지 들은 내용만 해도(여지껏 천둥이가 저지른 테러만 해도) 수백가지이다.

간단히 소개 하면,

1. 주인이 하루에 한번씩 안경점에 들어가 안경을 맞추게 한다.

(즉, 자고 일어나면 안경은 박살나 있고, 주인이 찌릿한 시선으로 천둥이를 쳐다보며 소

리를 지르면, 쌩-전문용어임-을 까고 모르는척 한답니다. 한번은 렌즈로 바꾸었더니 그

냥 먹어버렸다고 하네요.)

일주일 치를 미리 맞추는 경우도 있다.

2. 근처의 빨래방을 이용하게 한다.

(죽, 빨래를 하기 위해 세탁기를 돌리면, 그 소리에 맞추어 랩-하울링-을 한다는 뜻이지

요. 더구나 댄스-세탁기에 물이 나오면 그 위를 길길이 뛰고 날뛰면서 울부짖음-까지

도....)

3. 주인의 탐구심을 고취시킨다.

(즉, 세탁기에서 나온 물을 발바닥에 묻혀서 온 집안-이불, 베게, 요 등을 포함-에 찍고

다닌다. 더구나 안방을 닦고 있는 동안 거실을, 거실을 닦고 있는 동안 다시 안방을 묻히

시는 식으로........ 잠시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라면 어디서 부터 시작해서 어디로 이동했

는지, 어느지점에서는 걷고 어느 지점에서는 뛰어다녔는지, 발자국을 쫒아 탐구해보면

천둥이의 행동반경을 알수있다는 뜻이지요)

4. 근처의 지물포 주인에게 매우 사랑받는다.

(즉, 방 장판을 여기 저기 물어뜯어 놓고, 벽지도 수시로 절딴내 놓으며, 그로 인해 한집

에 살고 있는 개미와 바퀴벌레 등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 준다는 의미이며, 지물포 주

인께서는 거의 한달에 한번 집안의 실내장식을 바꾸어 주고 계신다는 말쌈!!!)

5. 전파의 수신여부를 확인함과 동시에 TV의 성능을 검사한다.

(즉, 천딩이를 옥상에 올려 놓으면, 안테나선을 물어 뜯지요, 주인이 TV가 나오지 않아서

올라가 보면 역시, 아니나다를까, 여전히 자신이 그런일을 한 적 없다는 듯이 외면합니

다. 월드컵때는 꼭 골이 터질때마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소연하시면서 차라리 라디오

가 낫다는 말씀도.......)

6. 주인이 나태해 지지 않도록 경계심을 부추긴다.

(즉, 일요일에도 새벽 6시에 기상-하울링으로-을 해야 하며, 혹, 하울링이 30분 정도 되었

는데도 주인이 일어나지 않으면, 갑자기 두눈에 장난기가 번뜩임과 동시에 무허가 건물

철거작업?이 시작되므로 주인이 게을러 질수도 소리에 둔감해 질수도 없다는 야그이지

요)

7. 집 식구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채식위주의 섭취를 유도한다.

(즉, 반찬이 육류가 조금이라도 섞여 있을 경우 냉장고에 하나 꺼내먹고 문닫고 두개 꺼

내먹고 문닫고를 반복하지 않는한 섭생을 지속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왜냐구요? 반찬 꺼

내고 두번째 반찬 꺼내는 즉시 이미 첫번째 반찬은 실종되고 마니까요. 이로 인해 천둥이

가 먹지 않는 야채위주의 식단을 편성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요사이는 천둥이가 채식 마져도 좋아할 기미가 보인답니다.

8. 가정폭력이 없는 집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즉, 미연씨가 천둥이에게 참다 참다 화가나서 슬리퍼로 폭력을 가해게 되면, 다음날 꼭

때린 슬리퍼는 인수분해 되어 있게 됩니다. 왼쪽으로 팼으면 왼쪽이, 오른쪽으로 팼으면

꼭 오른 쪽이 말입니다. 한번은 비싼 구두로 패고 나서 참으로 많은 후회를 했다는 소식

도 들려 오네요.

이로 인해 폭력없는 가정을 구축하게끔 유도하지요.)

9. 주인의 체력 소모를 보충해 줍니다.

(즉, 꼭 미연씨와 미연씨 부군 사이에서 잠을 자며, 두분이 뒤척거릴때마다 특히 부군을

발로 차므로-개는 발이 네개입니다. 더구나 맬을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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