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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태수] 어느 수의사의 일기 62편 - 잔인한 4월
작성자 권영항 조회 3,980
등록일 02-07-13 12:53
내용 62. 잔인한 4월


누가 그랬다.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무슨 의미로 그랬는지 솔직한 난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마다 4월이 오면 나는 잔인함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제왕절개 수술은 우리 병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다.

그만큼 흔한 케이스이며, 주인의 급여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 졌다고 볼 수 있

다.

고지방의 육류를 많이 공급하고, 강아지의 크기는 작은 것을 선호하다 보니 많

은 강아지들이 정상 분만에 실패하게 된다.

그외의 다른 이유도 존재하지만, 애견인의 인구가 부쩍 늘면서 같이 수술 케이

스가 늘었으니, 위의 내용도 의심을 해야 한다.


머피의 법칙 이던가?

한번 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계속 좋지 않은 일만 생긴다.

설상가상이던가?

나쁜 일엔 더 나쁜 일이 생긴다.

호사다마이던가?

좋은 일이 많이 생길때도 좋지 못한 일이 한번씩 있다.

억세게 재수 좋은 날이던가?

동명의 소설 처럼, 반어법적인 일이 발생한다.


4월이 잔인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증가하는 버릇이 있는데, 살이 찔 때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박모씨 아들 모창서 군을 보면서 위안을 삼았었다.

그러나, 올 4월 부터 창서는 거의 나와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며, 배 주변의 인

격이 소실 되었다.

목욕탕을 같이 갈때마다 서슴없이 저울앞에 서며, 내 배를 러브핸들(love

handle-사랑하는 아내가 남편을 껴안을때 배 주변의 살-아니, 인격-이 손잡

이 역할을 한다는 뜻)이라 부르며 놀린다.

인생 새옹지마군! 내가 써먹던 말인데.

위안거리가 없어졌다.

2. 나는 화장실에서 작은 일을 볼때, 화장실 문에 기대는 버릇이 있다.

이 버릇은 창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일인 일실에서의 야그다!)

한번은 창서가 화장실에 있는 줄 모르고 문을 열었는데, 창서가 뒤로 넘어지면

서 가공한 줄기를 내 옷에 뿌려 버렸다.

넘어진 창서도 황당하지만, 세례를 받은 나는 허무했다.

(잠시, 유쾌, 통쾌, 상쾌 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3. 바로 그다음 내가 화장실에서 기대어 있을 때, 창서가 복수심에 불타서 같

은 행동을 했다.

그러나, 창서는 같은 세례를 받지 않았다.

내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어서, 내가 내 몸에 세례를 한 것으로 끝이났다.

하루종일 불쾌, 쾌쾌, 찝찝 했었다.

4. 그날 저녁 집에 가셔 우리 이쁜 영항2세(태규, 4월 5일에 태어났다) 기저귀

를 갈아주다가, 역시 같은 물폭탄을 맞았다.

이 녀석도 아빠 얼굴이 화장실 인줄 아나보다!

5. 새벽 3시에 전화해서 급한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강아지를 호텔에 맞겨달

라고 사정하는 주인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해 병원에 나갔다.

간단한 연락처를 적어 놓고, 다시 집에 데리고 갔었는데, 주인이 맡겨 놓은지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핸드폰을 눌러 보았다.

처음 일주일 간은 내가 전화번호를 입력해야만 통화가 가능한 상태로 지정을

해 놓았고, 그나마 병원의 전화로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 이후 한달간은 아예 없는 번호라는 기계음이 들릴뿐이었고.....

그 동안 병원으로 주인이 전화 한 통 없었고, 우리는 주인이 버리고 간 것으로

간주하고, 분양을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다.

강아지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 보면 깐깐히 주인을 선택했다.

그로부터 다시 한달의 시간이 더 지난 후에 강아지를 잘 맡아 기르실 분께 분

양이 되었다.

그런데....

4개월이 지난 4월에 강아지를 맡긴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이 찾아와 내가 주인

이니 강아지를 달라고 했다.

상세한 설명에도 막무가내이며, 분양된 분께 연락을 취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에도, 호텔비 및 치료비(병원에 처음 왔을 당시 피부병에 감염이 되어 있었

다)는 연락도 되지 않는 사람에게 받으라는 얼토당토 않은 말로 언성을 높이기

만 했다.

주인이기를 포기한 사람에게 강아지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가?

법적의 하자는 없지만, 딜레마에 빠진다.

6. 분만도중 위험에 빠진 모견을 수술하기를 주인에게 권했다.

거부하며, 병원을 떠나는 주인에게 돌아온 대답은 불신과 의심이었다.

다음날 다른 주인이 와서 죽은 모견과 강아지의 처리 방법을 물었다.

몇 푼의 비용에 생명을 바꾸어야 하는지 회의가 들 었다.

7. 다른 병원에서 정당한 치료를 받은 강아지가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고, 우

리 병원을 내원했다.

첨부하여 주신 기록을 보니, 아주 세밀하게 잘 치료를 해 주셨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우리 역시 같은 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는데, 주인은 계속 다른 수

의사님의 치료에 대해 거부감과 불신을 느끼며, 좋지 못한 단어의 사용을 남발

하신다.

아마, 나 역시 아무리 강아지 치료를 성심껏 하여도 같은 소리를 들을 것이다.

수의사와 주인의 불신은 언제까지 계속 되어질 것인가?

8. 어린 강아지가 주인을 자주 문다고, 치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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