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 공지사항
  • 언론보도
  • 칼럼 캐비어 생각
  • 어느 수의사 일기
  • 치료/검사사례
  • 진료후기
  • 캐비어 포토
  • 온라인 상담

Home > 커뮤니티 > 어느 수의사의 일기

제목 [나태수] 어느 수의사의 일기 50 편 - 마리
작성자 권영항 조회 2,628
등록일 02-07-13 12:34
내용 50. 마 리


난 어려서 부터 말 장난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인데, 김마리아와 김안나라는 이름의 동창이 있었다.

천주교쪽 세례명인지 기독교인지, 힌두교인지 잘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던 우

리반 짖꿎은 남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한 이름이었다.

특히, 나에게는......


쉬는 시간만 되면, 마리아의 뒤쪽 자리에 앉아서,

" 옛날에 마리아(말이야), 마리아가 살았는데 마리아(말이야),

그런데 마리아(말이야), 마리아가 사랑에 빠졌단 마리아(말이야)

그사람이 누군가 하면 마리아(말이야). 말대가리(담임 선생님 별명)였단

마리아(말이야).

근데 마리아(말이야) 말대가리는 항상 혼자 다니는 법이 없었단 마리아(말이

야).

한번도 마리아와 단 둘이 만난적이 없어서 마리아(말이야) 마리아가 삐졌단

마리아(말이야)

그래서 마리아(말이야)

마리아가 말대가리와 만날때 마다 마리아(말이야) 이렇게 야그했단

마리아(말이야)

오늘 같이 온 친구들 마리아(말이야), 한 마리야, 두 마리야, 여러마리야? "

이런 구연 동화를 내맘대로 만들어서 놀렸었다.


점심 시간이 되면 이젠 안나 옆으로 가서, 친구와 김한장 씩을 붙잡고 이렇게

외쳤다.

" 나 (놔) ! "

" 안나 (안놔) ? "

" 김 안나 (김 안놔) ? "

" 김 안나 (김 안놔) ! 어쩔 건데 ? "

" 안나 오면(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꿍짜라 꿍짝 "

" 안나 왔니? 안나왔니? (안나 출석 했니 안했니?) "


물론. 이렇게 짖궂게 굴은 대는 다 이유가 있었다.

거 왜 있지 않은가?

어릴적에는 자기가 맘에 들면 괜시리 옆에가서 약올리고, 고무줄 놀이 하면

줄끊어 버리고 하는...

쉽게 야그해서 넘들 관심 좀 끌어 보려고 하는 행동 말이다.


컵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말티즈 한마리가 병원에 찾아 왔다.

심한 탈수와 장염의 증상이 었다.

이미 회복은 불가능헤 보이는 상태 였지만, 주인의 간곡한 어투에 차마 냉정

한 말은 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주인은 이미 다른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한 것에 대해 화가 나 있

는 상태였다.

(예를 들어 좀 지명도가 있는 일부 병원에서는,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받던 개

가 죽었다는 소문으로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회복 가능한 케이스만 진료하는

곳이 있다. 수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강아지의 이름은 마리 였다.

몸무게는 650g 정도 였으며, 나이는 7개월 이었다.

정말 TV에 나올 만큼 작은 개였다.


당연히, IV(혈관주사) 하기도 어려웠다.

치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었다.

한참을 고생한 끝에 겨우 혈관을 찾아 수액을 놓을 수 있었고,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주인의 희망을 저버리고 마리는 그 다음날 아침 해를 보지 못했다.


주인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좋은 곳에 묻어 주실수 있도록 대강의 장례 처리

를 해 주자, 주인은 마리를 안고 울며 돌아갔었다.


개원 수의사로서의 경력도 꽤 되는 지금까지, 난 강아지가 극락세계를 갈 때

는 마음이 무겁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이승을 떠난 강아지가 다음 생을 시작하는 것은 어찌보면 축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떠나보내는 주인의 마음은, 아무리 세상을 달관한 부처라도 가슴이 아

플 것이다.

하물며 도통도 모르고, 천국도 모르고, 조그만 일에 울고 웃는 나로서는,

슬퍼하는 주인의 모습을 보며 위로의 말을 해야 하는 일이 가장 하기 힘들다.


어찌 됐든 마리의 일을 잊어 버리고 나서 한 5개월 쯤 지나서 마리의 주인이

병원에 찾아왔다.

역시 아주 작은 말티즈 한 마리를 앉고서,

마리의 엄마가 난 새끼를 분양 받으셨다고 한다.

이 녀석의 이름은 리틀마리 였다.

주인의 말로는 보면 볼 수록 옛날 마리가 했던 행동과 같은 짓을 한다고 한다.

오줌 싸는 곳도 똑 같고,

양말 물어 뜯는 짓도 똑 같고,

사료 손으로 집어 줘야 먹는 것도 똑 같고,

주인 머리카락 속에서 자는 것도 똑 같고.

인형 안 뺏길려고 으으렁 거리는 것도 똑 같고,

암놈 주제에 뒷 다리 들고 오줌 싸는 것도 똑 같고,

주인 코만 집중적으로 깨무는 것도 똑 같다고....


나는 주인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예방 접종을 해

주었다

리틀마리가 마리의 환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하느님 !

아니 오늘은 부처님을 찾아보자 !

띠륵 띠륵 (전화 돌리는 소리)

'여보세요 부처님 부탁합니다.'

'지금 부처님은 석가탄신을 준비로 한참 바쁘오니 전하실 말씀은 이메일이나

음성으로 남겨 주시면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우웅.... (쩝! 할 수 없지), 그럼 하느님 부탁합니다.'

'하느님은 지금 한라사업(?) 로비스트이신 닌다김과 모호텔에서 진짜로 대화

만 나누고 계시느라 연락이 어렵습니다. 이메일이나 사서함으로 연락바랍니

다.'

'으응? 이론... 이론... 그럼 공자님 부탁할께요'

'공자님 또한 TGB(?) 로비로 인해 최만은씨와 해외 도피 중이 오니, 국민들이

이 일을 잊어 버릴때 쯤 다시 연락 하시길 바랍니다.'

'으윽!..고럼 마리아님 부탁해요'

'마리아님은 마리야, 마리(강아지)의 환생 문제로 마리야, 바쁘시단 마리야. 담

에 전화하란 마리야!'


리틀마리가 어느덧 자라 임신을 하게 되었다.

초음파와 엑스레이등 정밀 검사를 하여 보니, 3마리(?)를 뱃속에서 자라게 하

고 있었다.

근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이 되었다.

꼬리뼈가 사진상에 나타나질 않는 것이다.

엑스레이의 빛의 반사등으로 그렇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나는,

제왕절개 후 깜짝 놀랐다.

새끼들이 꼬리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한마디도....!

그냥 마치 원래 그런 것 처럼 .....


주인과 여러가지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많은 야그를 해 보고, 일단

순종교배(리틀마리는 자신의 아빠와 ....했다)에 의한 유전 이상으로 판단을

했었다.

다행히 새끼들은, 또래의 강아지에 비해 응아를 잘 못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 탈 없이 잘 자라 주었고, 주인은 남 주기가 곤란하다며 이들을 리틀마리와

같이 길렀다.


1년 후,

리틀마리가 다시 새끼를 가졌는데,

2마리 였다.

근데... 역시....

둘다 엑스레이 필름 상에 꼬리가 나타나질 않았다.

이 번엔 주인이 사진을 보고 기가 차다는 듯이 웃었다.

나 또한 웃을 수 밖에 없었고...


주인이 순종교배로 인한 유전적인 문제 인것 같다고 혈통이 다른 말티즈와 교

미를 시켰었는데도 꼬리 없는 강아지가 나오니...

아마, 리틀마리의 유전자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리틀마리가 사는 곳 근처에

대량의 방사선 유출이 있나보나.


우찌됐든 리틀마리의 주인은 꼬리없는 새끼들을 다 기르고 계신다.

어느날 예방접종 할때 한 마리가 안보이길래 물어보니, 한 녀석은 입양을

시켰다고 한다.

그 녀석의 이름은 네마리 였다.


참고로, 이 주인은 '마리'라는 이름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계신 것 같다.

강아지 이름이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네마리, 닷마리, 리틀마리 였으니까....!


카오스 캐비어 권영항 나태수

도 장 ' 꽝 '

PS : 글이 많이 좀 늦었죠?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번에 말쌈드렸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됐습네다.

홈페이지는 이제 완성이 되서 새로운

도메인 이름을 기다리고 있고, (아마 한 3~4일

걸릴듯)

딴따라 공연은 5월 5일 부로 끝이 났으며,

이사는 4월 30일 부로 해 부렀고,....


홈페이지는 제작자와 사소한 다툼이 생겨 내가 생각했던 것엔 많이 못

미치지만,

딴따라는 공연이 계속 연기되어, 결국 어린이날 얼라들 앞에서 메탈을

뿜어댔지만,

이사는 거의 혼자 하다시피해서 온몸이 쑤셔 대지만,

좋은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어느 수의사의 일기를 계속 읽어 보시면, 고개를 끄덕이실

거고(계속 읽으라는 협박임!), 저 결혼합니다.

5월 28일 입니다.

당분간 어느 수의사의 일기는 신혼여행이 끝난 후 계속 써야 할 것 같네요

축하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태수] 어느 수의사의 일기 51 편 - 첫날밤과 뚱단지
[나태수] 어느 수의사의 일기 49 편 - 엽기적인 쭈글이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