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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태수] 어느 수의사의 일기 48 편 - 견인 | ||||
작성자 | 권영항 | 조회 | 2,223 | ||
등록일 | 02-07-13 12:32 | ||||
내용 |
48. 견인
이런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병원의 셔터문을 안에서 올리게 된다. 소독약에 찌들었던 밤을 보내고 아침의 상쾌한 공기(아 죄송 오염된 차가운 공 기)에 기지게를 켜고 있을 때, 내 눈이 밖으로 튀어 나올 뻔 했다. 병원 앞에 고이고이 모셔 두었던 내 차에 주차위반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이 아 닌가? 이론. 이론....
(나 까막눈 아니고, 나 색맹 아닌데 표지판 글과 그림을 모르겠는가?. ) 하지만 쪼꼬매(아니, 왕따시) 억울함이 살포시 드는 것은 우짤 수 없었다.
담배를 몰차게 빨면서, 소장에서는 영양분이 흡수되고 대장에서 수분마저 빨 리고 남은 물질을, 오디근(괄약근)을 통해서 신체조직 외부로 배출하였다. 한 3분 정도 되었을까?
지 못해 주화입마(주화입마가 뭔지 궁금하신 분덜께서는 사전을 뒤적이시던 가, 아님 무협지를 보시라!)에 빠질 지경이었다.
된 그 짧은 시간에 내차가 사라졌다. 가로수에 노란 청구서 딱지만을 달아놓은 채....
이 녀석 이름이 꼴통이었다. (원래 맨 처음의 이름은 슈마 였다) 어찌나 자기 주장이 강하고 개성(? 개의 성질일까? 개성일까?)이 두드러진 강 아지인지, 집안에서 거의 독불장군, 안하무인, 무적함대, 가미가제, 특공무술, 설상가상, 행동대장, 사악가증, 슈퍼 울트라 메가 스페샬 땡깡 등으로 불리워 졌었다.
함)을 잠시 소개한다! 개성 1. 사람 밥상 차려 놓으면 다 때려 엎기 - 주인이 시달리다 못해, 상을 식탁으로 바꾸었으나 의자에 뛰어 올라 이 단 점프로 다시 밥상 뒤엎기에 도전 하였다. (결국 주인이 밥먹을 때 특수 방어태세를 취하며 한 손으로 숟가락 들 고, 다른 한 손과 두발을 이용해 꼴통의 끈질긴 공격을 막아냈다) 개성 2. 꼴통을 나두고 외출하면 집안을 정치판(?. 개판)으로 만들어 놓기. - 평상이 주인이 꼴통에게 먹을 것을 줄때면 바닥에 주지를 않고, 꼴통에 게 점프를 요구한다. 왜? 꼴통의 점프력을 측정해서 기억해 놓았다가, 꼴통의 점프력으로도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위치에 사물을 진열해 놓기 위해서이다. 서 아작이 나기 때문이다. 개성 3. 주인이 잘때 머리털 물어 뜯기 - 결국 집안의 모든 식구들이 잠들기전에 작업(?)을 할수 밖에 없었다. 어떤 작업? 머리에 수건을 감거나, 샤워 캡을 쓰고 잔다. 그 집의 중학생 남자아이는 머리를 빡빡 밀기도 했다 자고 일어 났더니 머리가 쥐 파먹은 것 같다나..... 개성 4. 견인하기 - 이 집에 막 걸음마를 하는 갓난 아기가 있었는데, 하루는 손님이 집에 오신 관계로 아기 보행기에다 꼴통을 묶어 놓았답니다. 아주 튼튼한 쇠줄로.. 아기를 태운 채.... 그랬더니 온 방안을 끌고 다녔답니다. 목 줄 풀러 질때 까지! 놓으면, 주인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식탁이 저절로 움직인다거나, 주인 옷 갈아 입을 때 옷걸이가 오토매틱으로 돌아 다닙니다.
데리고 나가면, 주인이 끌려 다닌 답니다. 주인은 슈퍼 가고 싶은데, 꼴통은 주인을 끌고 풀밭도 갔다가, 지나가 는 다른 강아지에게 구애의 몸짓도 보냈다가, 지나가는 연인에게 온갖 참견도 하다가, 자동차 보고 엄청 으르렁 거리다가 지 하고 싶은 것 다하고 나면 바닥에 퍼져 움직이지 않는다. 그럼, 할 수없이 주인은 그 무거운 꼴통을 안고, 슈퍼 가서 물건을 산다. 그리고는 퍼진 꼴통 땜시 산 것을 들고 갈 수 없어서 배달시키고, 후회 를 한 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집에서 전화로 배달 시킬 걸!. 사서 고생하네' 하면서... 개성 5. 목욕은 절대 혼자 안하기 - 목욕을 시키면 주인을 같이 샤워하게 끔 테러를 저지른다. 그럼, 목욕시키는 한 명만 그렇게 하느냐? 천만의 말쌈! 만만의 콩떡이지요! 목욕 후 드라이기를 피해 다니며 사방간데서 몸을 텁니다. 가증스럽게...., 사악하게.... 꼴통을 목욕시키는 날이면 온 집안 식구들이 방문을 걸어 잠그고 다 마 를 때 까지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있다. 이들은 아침 9시 쯤 딱지를 붙이기 시작해서 이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후 2 시 쯤 다시 나와서 돌고, 저녁 5시쯤 또 나온다. 또, 한 서너달 안 나오다가, 날 잡아서 일주일 정도 계속 나온다. 또한, 선거철이거나 선거에 임박해지면, 오후 쯤 나와서 아주 친절(?)하게 호 루라기도 불어 주고, 5분도 기다려 주고, 이미 딱지를 붙이고 다른 곳으로 이 동하다가도 주인이 나타나면 회수도 해 준다. (이유가 뭘까? 나는 그 이유를 안다!. 아니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는 고도의 지능을 이용하여 무더기로 실적을 올리는 거다. 난 거기에 희생양이 되었고.
(야! 치사하게 회장실 간 틈을 이용해서 끌고 가냐?) 딱지와 벌금 물은 영수증을 떡 하니 앞 유리창에 붙이고, 눈을 부라리며 주차 단속원이 나타날 시간을 지둘렸다. 한참을 윈도우 밖에를 쳐다 보고 있을 때, 손님이 병원에 오셨다. 갈색 푸들 네모를 안고서.
하기 시작했다. 나가봤더니, 어느새 단속원 들이 와서, 내차 바로 뒤까지 딱지를 붙이고 있었 다. 난 손님에게 잠시 기다리시라고 한 뒤, 차를 타고 이 동네를 한바퀴 돌고 왔다.
에게 물어보았다. 손님> 바쁘신 일이 있으셨나 보죠? 나> 아 네. 주차단속 피하려고요. 딱지 끊길래 한 바퀴 돌고 왔죠. 손님> (얼굴 빛이 변하며) 앗! 여기 단속 해요? (부랴부랴 밖을 나가더니) 아앗! 딱지 끊겼다! 나> (갑자기 미안해 진다) 이런. 차가지고 오셨어요? 아유 어쩌죠? 손님> (한 동안 씁쓸해 하시더니) 할 수 없죠 뭐! 네모야. 너 정말 비싼 주사 맞는 구나!
도 장 ' 꽝 '
나 같아도 열 받을 텐데...... 아니 열 받는데.... 손님 중에 이런 경우를 당하면 나는 참 미안하다! (이럴때 주사비 깎아 줘요 하면 두말 않고 싸게 해 주는데 .... 이 손님은 그런 요구를 않하셨다.)
손님이 급한 치료 받는 경우, 입원 강아지 돌보느라 집에 도 못들어가고 밤 새웠는데 좀 봐주면 안되나? (시청에 항의 했더니,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며, 오히려 내 게 화를 내시더군요 - 법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개 견, 사람 인 - 개가 사람을 끌고 다닌다는 뜻) 해서 병원에 왔다. 나를 보더니 엄청 좋아한다. 꼴통은 꼴통인가 부다! 하하! 육포만 보면 거의 살인적인 파워를 보이니까.... (병원에 오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마 이 육포를 먹기 위해서 인 것으로 주인과 난 추정한다. 나를 좋아하는 이유 도 내가 지 먹을 육포를 싸주니깐!)
앞으로 며칠을 더 나올꺼다! 그리고 또 두어달 쉬겠지! (평상시 내 인간성이 더럽지는 않았다 모양이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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